9달 전 무렵, 크로아티아에 갔을 때 였다.
나는 손과 발이 저려 발 닿는 곳으로 들어갔던 카페에서 세상 단맛을 다 때려넣은 듯한 핫초코를 마시면서 사람 구경을 하고 있었다. 내 모습이 따분해보였는지 옆자리에 앉은 인상좋은 크로아티아 아저씨가 말을 걸어주었다. 첫 대화의 시작부터 흥미로웠다. “행복해보여요” 나도 모르게 헤벌레 웃고있었는지는 몰라도 정말 행복했기 때문에 대답했다. “너무 행복해요, 이대로만 아무 걱정 없이 살면 좋겠어요” 그때 그 아저씨는 웃으면서 그걸 화장실 타일 이론이라고 부른다고 했었다. 심리 연구원이였던 그가 말했던 답은 이것이였다. 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는 지금 알고 있는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야, 그런데 만약 알았다면 모든 사람들이 그 방향으로 갔을까? 그건 화장실에 아무색도 없는 타일로 도배되어있는 것과 같아. 상상만해도 정신병에 걸릴것같아. 껄껄껄 그래서 고난이라는 것이 존재하는거지. 고통과 행복은 세세한 사건과 섞여들면서 정교한 무늬를 이루고, 시련이라는 것도 결국 그 무늬를 더해주는 색이 되는거야.”
문득,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 떠올랐다. 내가 동화같은 이야기를 경험했다는 것도 이제야 알게 되니 그시간이 무척 소중했구나 싶다. 미래의 어느 시점에 또 이 순간을 그리워 하는 날이 있겠지. 커피나 맛있게 마셔야 겠다.